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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6

The mind behind linux | Linus Torvalds TED in Youtube 지금은 익숙하지만 처음 개발을 배웠던 당시, "오픈 소스"라는 신기한 문화가 개발자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었다. 처음 이 개념을 접했을 당시의 기억이 떠오른다. 내가 몸담고 있던 영화 영상은 각자의 편집이나 촬영 방식이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일부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러한 기술들을 다른 사람들과 쉽게 공유하지 않고 본인만의 것으로 숨겼다. 숨겼다기보다는 서로 쉽게 말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숨기지는 않았지만 이런 기술에 대한 이야기나 편집 같은 걸 이야기하기에는 무언가 껄끄러운 기분이었다. 비단 영화 영상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다른 학과 친구들에게 물어보아도 비슷했던 것 같다. 상대방에게 물어보면 어느 정도 알려주긴 하지만 모든 것을 .. 2023. 6. 7.
글과 영화 Q. 요즘은 책 말고 영화나 드라마로 이야기를 표현하는 수단이 미디어 쪽으로 확장되는데, 영화 감상이 책 읽는 것만큼 교양과 지혜 를 쌓는데 도움이 될까요? A. 영화는 말하자면 술같은거고요, 책은 물같은거에요. 책은 우리를 좋은 의미에서 차갑게 만들어주고, 영화는 좋은 의미에서 뜨겁 게 만드는데요, 그런데 이성(理性)은 기본적으로 차가운겁니다. 그러니 지금 말씀하신 분의 의견에 따라 답변을 드린다면 "교양에 관한 한, 영화는 책을 영원히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성(理性)의 속성 자체가 물쪽에 가까워요, 불이 아니라. -이동진 평론가. 침착맨 원본 박물관 내 원래 전공은 영화/영상 관련이다. 그 때문에, 대학에 다닌 시절에는 영화를 많이 보고 이에 대한 감상과 비평을 자주 작성하였는데, 계속.. 2023. 5. 16.
바다 나는 이제껏 한 줌 바람없는 침묵의 호수 가끔떠도는 조각배 수면에 통통떠도 금방 썩어 가라앉고 구름도 단비도 없이 하루하루 메말라가는 가엾은 웅덩이였는데 바람이 불고 파도가 일고 비가 내리고 폭풍우 치고 낮의 광채와 밤의 별빛이 한 순간 태어났네 오늘 네가 흘러서 나는 바다가 됐네 이묵돌 초록을 좋아하는 만큼 파랑을 좋아한다. 삶의 굴곡진 마디마다 나는 습관처럼 바다를 찾았다. 대학에 들어가 사랑의 열병에 빠졌을 때, 군에 들어가기 전, 우울함에 잠겨 약을 먹었을 때,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할 때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어김없이 바다를 찾았다. 어떤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살아가다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른다. "바다로 가야겠다." 그러면 나는 곧장 가까운 동해로 향한다. 어떤 계획도.. 2023. 4. 29.
존재의 이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해온 이래로, 어느순간에 나는 나의 독서법에 문제가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게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해본 결과 "나만의 기준이 없다". 라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그렇다. 나는 나만의 기준이 없이 저자들의 생각에 어떤 가치판단도 없이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였다. 이러한 가치 판단없이 그저 받아들이는 것도 때로는 좋을 수 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독서를 시작한지 5년이 되어가는 시점인 지금, 나만의 기준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저자의 생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저자들의 말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뿐더러, 그들의 말을 나만의 언어로 풀어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없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생.. 2023. 4. 4.
허준이 교수님 졸업식 축사. 서울대학교 Seoul National University youtube 축사 전문 - Mingyu Joo님의 댓글을 정리. 안녕하세요, 07년도 여름에 졸업한 수학자 허준이입니다. 우리가 팔십 년을 건강하게 산다고 생각하면 약 삼만일을 사는 셈인데, 우리 직관이 다루기엔 제법 큰 수입니다. 저는 대략 그 절반을 지나 보냈고, 여러분 대부분은 약 삼 분의 일을 지나 보냈습니다. 혹시 그중 며칠을 기억하고 있는지 세어 본 적 있으신가요? 쉼 없이 들이쉬고 내쉬는 우리가 오랫동안 잡고 있을 날들은 삼만의 아주 일부입니다. 먼 옛날의 나와, 지금 여기의 나와, 먼 훗날의 나라는 세 명의 완벽히 낯선 사람들을 이런 날들이 엉성하게 이어 주고 있습니다. 마무리 짓고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 졸업식이 그런 날 중 하나일.. 2022. 9. 8.
추위 - 4月 16日 2022.01.18 브런치에 작성 오늘은 유난히 추운 날이다. 꽃샘 추위가 만연한 봄날이 도래하였다. 방한켠에서 책을 읽다. 불 하나를 피워 방안을 덥혀본다. 작은 불씨하나가 발하는 온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따뜻하고. 차도 하나 끓여 속까지도 덥혀본다. 벚꽃이 지고 라일락이 피는 봄날이었다. 봄날에 잠시 찾아온 추위는 그들이 느꼈을 추위 그리고 지금도 느끼고 있을 그것이 아닐까. 이러한 한조각 추위에도 떠는 나. 얼마나 추웠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늘에는 먹구름이 지고 곧, 비가 올 것같다. 2022.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