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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나2

바다 나는 이제껏 한 줌 바람없는 침묵의 호수 가끔떠도는 조각배 수면에 통통떠도 금방 썩어 가라앉고 구름도 단비도 없이 하루하루 메말라가는 가엾은 웅덩이였는데 바람이 불고 파도가 일고 비가 내리고 폭풍우 치고 낮의 광채와 밤의 별빛이 한 순간 태어났네 오늘 네가 흘러서 나는 바다가 됐네 이묵돌 초록을 좋아하는 만큼 파랑을 좋아한다. 삶의 굴곡진 마디마다 나는 습관처럼 바다를 찾았다. 대학에 들어가 사랑의 열병에 빠졌을 때, 군에 들어가기 전, 우울함에 잠겨 약을 먹었을 때,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할 때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어김없이 바다를 찾았다. 어떤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살아가다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른다. "바다로 가야겠다." 그러면 나는 곧장 가까운 동해로 향한다. 어떤 계획도.. 2023. 4. 29.
존재의 이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해온 이래로, 어느순간에 나는 나의 독서법에 문제가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게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해본 결과 "나만의 기준이 없다". 라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그렇다. 나는 나만의 기준이 없이 저자들의 생각에 어떤 가치판단도 없이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였다. 이러한 가치 판단없이 그저 받아들이는 것도 때로는 좋을 수 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독서를 시작한지 5년이 되어가는 시점인 지금, 나만의 기준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저자의 생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저자들의 말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뿐더러, 그들의 말을 나만의 언어로 풀어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없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생.. 2023.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