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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하루키

자유의지, 선택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크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해

by jgo 2022. 9. 25.

2018년 11월 9일 어디인지는 모르겠다.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인데, 나는 물론 내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은 나와 상관없는 데서 멋대로 결정되고 진행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싶어. 다시 말해 나는 언뜻 자유의지를 지니고 살아가는 것 같지만, 정말로 중요한 일은 무엇 하나 직접 선택하지 못하는지도 몰라. 

책을 읽고있을 당시의 나의 기분이 이러하였다. 나는 자유의지를 갖고 내 삶을 살아가지만 정작 내 인생에서 중요한 갈림길을 선택할 때는, 무엇하나 직접 선택하지 못하는 기분. 왜 그런기분이 들었을까. 그때 처음 더 넓은 세상을 보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내 삶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은 내가 원하던 삶이었을까. 나는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싶고,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런 무한정한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애초에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여전히 찾을 수 없는 답을 찾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요새는 그 답을 찾는 여정에 집중하고있다. 그러니 조금은 (여전히 형용할 수는 없지만) 삶의 이유를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들, 서울로 향하는 기차에서 조각조각 읽는 책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정을 모두 쏟아붓는 그 시간과 공간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물론, 여전히 4년전의 나보다 정답에 더 근접하였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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